1. 하얀거탑
fiona : 호칭을 통일합시다. 호칭이 중구난방이니 H군과 매형과 남편이 다 다른 사람인 줄 아는분도 계시더라고. 앞으로 당신을 rainy로 부를께.
rainy : 그러시던가.
fiona : 당신은 장준혁을 싫어하지.
rainy : 싫어하지.
fiona : 최도영도 싫어하지?
rainy : 아주 싫어하지. 사실은 하얀거탑에 나오는 인물들 거의 싫어하지.
fiona : 그럼 이 이야긴 더 할 얘기가 없네. 여기서 끝.

2. 판의 미로
fiona : 얼마전에 본 판의 미로 이야기나 하지.
rainy : 근데 이 H군과의 대화같은 거 계속 하는거야? 이제 안할 줄 알았는데.
fiona : 건프라도 조립못하는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이템이요. 왜 안하는데.
rainy : 추레해.
fiona : (무시하고) 게시판 정보 덕분에 놓친 판의 미로를 볼 수 있었어. 꼭 보고 싶었는데 다행이었지 뭐야. 덕분에 얼얼해져서 나왔어.
rainy : 누군가 아이들 데리고 들어갔다면 정말 데미지가 장난이 아니었겠어.
fiona : 이 영화가 목표하는 바는 영화 첫머리에 다 나왔다고 생각했어. 나레이션에서 흘러나오는 내용말이야. 가시덤불 위에 장미는 따기 어렵지만, 손에 넣으면 행복을 쥘 수 있다는..... 그 나레이션이 오필리어가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배경으로 흘러 나온다구.
rainy : 시작부터 관객들을 당황하게 만들지. 결코 행복한 이야기를 볼 수 없으리란 것을 알았겠지.
fiona : 오필리어의 불행은 예견되어 있었고. 그런 양아버지 밑에서 동화만 읽는 어린 여자아이가 맛이가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거라고 하더군. 내 생각엔 동화를 안 읽어도 맛이 갈 것 같았어.
rainy : 비달대위는 오래간만에 총맞아 죽는 장면에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캐릭터였어. 복수도 제대로 해줬고. 아들이 아버지 이름도 모를거라는 말은 그 인간한테는 최악이었을 테니까.
fiona : 메르세데스가 입에다 칼을 쑤셔 박을 때는 나도 모르게 '음... 그래, 그 정도는 해 줘야겠지.'하고 생각했지. 꽤나 잔인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입을 찢는 장면이나, 비달 대위 스스로 입을 꽤메는 장면에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rainy : ....인간으로 보이지 않아서 그래. 비달 대위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에일리언이나 프레데터나 마찬가지 존재거든. 그런 존재는 살아있어서 공포인거지, 죽어서는 해피엔딩이니까.
*
fiona : 듀나의 리뷰를 보면 그 세계를 1. 현실, 2. 환타지로 구분해놨어. 어떤 사람은 모든게 오필리어의 환상이고, 오필리어가 죽은걸로 끝이라고도 한대. 하지만 리뷰에서는 2의 세상이 실존했다는 근거를 몇몇 장면을 통해 제시했어.
rainy : 믿고싶은 자만 믿으라는 거지. 그게 편해. 믿음이란건 보통 세가지야. 1. 믿는다.--오필리어의 세계도 인정하고 믿는거야. 그녀가 결국 요정나라의 공주가 되었다는 것도 믿어주는거지. 대책없는 낭만주의일 수도 있어.
2. 믿고싶지 않지만 믿을 수 밖에 없다.--사람이란 자신의 눈도 신용안할 때가 많거든. 그럴때 다른 사람의 눈을 빌리는거야. 다 같이 봤으니까 믿는거지. 갑자기 UFO가 나타났다고 치자, 나혼자 있었으면 꿍꿍 숨겨놓고 잊으려 했겠지만, 10명이상 단체로 보면 믿지 않을 수 없는거지.
3. 믿지 않는다.--오필리어가 본 모든 것은 오필리어 혼자 본 것이기 때문에 믿지 않는거야. 어떤 사람들이 오필리어가 공주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중 한가지를 들자면 난 마지막 장면의 이질감에 있다고 봐.
fiona : 이질감?
rainy : 마지막 장면에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고심하게 만들어. 주인공이 공주가 되어 왕좌에 다가갈 때, 양 옆에서 사람들이 일어나 다 박수치지? 관객은 그렇게 박수칠 수 없어. 영상은 그 장면에 관객이 개입시킬 여지를 없애버렸어. 왕과 왕비는 손바닥 눈괴물(?)보다 더 비현실적이야. 판은 여태까지 봤던 위험천만의 음흉한 모습을 던져버리고 충직한 집사처럼 보였어. 당최 뭘 믿겠어!
fiona : 난 그 세계를 1, 2, 3으로 나눠봤어. 3.은 마지막만 환상...이란 설정이야. 현실의 세계도 환타지 세계도 모두 인정해. 하지만, 마지막 공주가 되는 장면만큼은 오필리어의 꿈일지도 모른다는 거지. 오필리어는 현실에서도, 판에게서도 배신당하고 죽어 버리는거지. 하지만 이노무 빌어먹을 세상. 일찍 죽어버린게 오필리어에게 구원이었을지도 몰라.
rainy : 심하다. -_-;
fiona : 만약에 오필리어가 왕국에서 "저는 현실에 중요한 언니도 있고, 돌봐줄 동생도 있어서 가봐야 되요." 그러고서 돌아왔다면 모든 사람들이 환타지 세계를 인정해줬을걸.
rainy :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그랬을지도 몰라. 사실, 환타지 주인공들이 왜 그리 현실로 돌아오려고 기를 쓰는지 모르겠어. 그쪽이 더 살기엔 편해보이는데.
fiona : 전기랑 가스가 없어서 그런지도 몰라. 화장실이 푸세식이라서 그런지도....
rainy : 끝낼 때가 됐군. -_-;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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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휘오나님의 말씀에 아주 많이 공감....^^
판의미로는 아직 보지않았는데, 한번 봐야겠군요.
메피스토 / 저도 간단해서 좋아요. ^^ 판의 미로, 추천입니다.